Saturday, March 7

"그럼 아버지께서는 원조 아담 이래로 우리에게 주어져 있다는 그 자유(의지)를 믿으십니까? 우리의 모든 행위와 사고 중에서 창조주의 포괄적인 예정으로부터 자유로운 부분이 진실로 있다고 믿으십니까?" "모든 기록과 선지자들의 증언을 믿는다" "우리의 모든 것이 창조주인 그 분의 의사대로 만들어졌고, 그래서 그 어떤 경우에도 우리가 그 분과 대등하게 될 수는 없다는 걸 아시면서도?" "그렇다. 최후의 심판을 예고하신 한, 선에 대한 보상과 악에 대한 징벌을 약속하신 한....." "그것은 자유가 아니라 그 분의 무책임한 방임입니다. 두 개의 상반된 의지 틈에서 인간들이 피흘리며 투쟁할 때, 그리고 끝내 패배하여 타락과 멸망의 길을 갈 때조차도 침묵하고 계시던 그 분에게 그 결과인 인간의 죄악을 심판하고 벌할 권리가 있다고 믿으십니까? 그 분을 다만 냉혹한 형리가 아니라 사랑과 자비의 하느님이라고 말할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야훼께서는 침묵하고만 계시지는 않으셨다. 많은 말씀과 율볍을 주셨고 더 많은 선지자의 의인들이 우리들의 선한 의지를 북돋우러 왔었다" "하지만 그들을 믿고 안 믿는 것도 우리들의 자유 속에 포함된게 아닙니까?" "그 분을 신앙하고 그 뜻에 순종하는 영혼은 그 분의 말씀과 그 분이 보내신 이들도 믿고 따를 수 있다" "순환론일 따름입니다. 그 분을 믿고 순종하는 것의 여부도 원조 아담 이래의 그 자유에 속할 수 있지 않습니까?" "그럼 너는 자유를 어떻게 보느냐?" "애초에 그런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 자유 자체가 이미 그 분 예정의 일부이며, 우리의 구원과 몰락도 그 예정에 따를 뿐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지상에서 바치는 성의와 노력은?" "그 분의 예정 속에 구원받기로 선택된 소수의 표지일 뿐입니다. 선택되지 못한 다수에게 슬픔과 절망을 주는, 그리고 그나마 언제 철회될지 모르는......" "아닐 게다. 설령 네가 말하는 그 예정을 인정한다 할지라도 우리를 사랑하시는 그 분의 예정이 그토록 편협하거나 변덕스러운 것은 아닐 게다. 우리 모두가 스스로를 구원할 때까지 몇천 년이고 몇만 년이고 그 분은 기다려 주실 게다......." "어리석은 믿음입니다. 만약 우리의 신이 그토록 자비롭고 사랑에 넘친 분이었다면 애초에 그런 애매한 자유를 우리에게 주지 않아야 했습니다. 그랬으면 아담은 감히 선악과를 따지 않았을 것이고, 우리는 원죄의 굴레를 쓰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또 그 자유가 꼭 주어져야 했다면, 금지규범을 만들지 않아야 했지요. 그랬다면 아담이 선악과를 땄더라도 죄가 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야훼께서는 그 두 개의 무거운 짐을 우리의 나약한 의지 위에 얹어놓고, 선택의 책임을 우리에게 물으려 합니다. 궁극적으로는 무책임할 수밖에 없는, 한 피조물에 불과한 우리에게. 거기다가 더욱 나빠진 것은 에덴에서는 하나뿐이었던 그 금지규범의 수가 세월이 갈수록 불어나기 시작한 것입니다. 모세 이전의 여러말씀들, 토라와 할라카에 담긴 4천 이상의 가르침과 미드라쉬, 미쉬나, 또 무엇무엇들에 숨어 있는 그 수많은 금지규범이 바로 그렇습니다. 도대체 왜 그것들이 꼭 필요한 것인지, 우리의 구원이나 영생에 그것들이 무슨 본질적인 연관이 있는 것인지 저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왜 그렇게도 우원하고 고통스런 길이 그 분의 <사랑하는 자식들>인 우리에게 반드시 주어져야 합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