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December 22

"착한 거, 그거 바보 같은 거 아니야. 가엾게 여기는 마음, 그거 무른 거 아니야. 남 때문에 우는 거, 자기가 잘못한 거 생각하면서 가슴 아픈 거, 그게 설사 감상이든 뭐든 그거 예쁘고 좋은 거야. 열심히 마음 주다가 상처 받는 거, 그거 창피한 거 아니야...... 정말로 진심을 다하는 사람은 상처도 많이 받지만 극복도 잘하는 법이야. 고모가 너보다 많이 살면서 정말 깨달은 거는 그거야." 나도 그 정도는 알아, 안다구, 하고 나는 말할 뻔했다. 그건, 나를 치료하고자 했던 신경정신과 의사들 앞에서 언제나 하던 말이었다. 그래, 유정이 너 아는 거 많지. 네가 나름대로 정신과에 관련된 서적 많이 읽은 것도 안다. 그런데 유정아, 아는 건 아무것도 아닌 거야. 아는 거는 그런 의미에서 모르는 것보다 더 나빠. 중요한 건 깨닫는 거야. 아는 것과 깨닫는 거에 차이가 있다면 깨닫기 위해서는 아픔이 필요하다는 거야, 라고 외삼촌은 말했었다. 더 아프기 싫어요, 라고 나는 대꾸했었다. 아마 까르르 웃었던가? -공지영,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에서 "인간에게는 누구나 공통된 것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누구나 사랑받고 싶어하고 인정받고 싶어하며 실은, 다정한 사람과 사랑을 나누고 싶어한다는 것, 그 이외의 것은 모두가 분노로 뒤틀린 소음에 불과하다는 것, 그게 진짜라는 것."